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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 성공의 선결 조건 '소음'에 대한 항공법 검토 및 대책

by 드린이 2022. 12. 13.

최자성 인천공항공사 차장·한국항공보안학회 대외협력이사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가 항공 여행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1903년 라이트 형제가 만든 세계 최초의 비행기 '플라이어호' 이후 가장 큰 변화다. 1985년 개봉한 SF영화 '백 투 더 퓨처'와 1997년 개봉한 '제 5원소'처럼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현실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소음 문제 등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UAM이 성공하기 위해서 극복해야 할 선결 조건

1914년 미국 St. Petersburg-Tampa Airboat Line 항공사에 의해 상업 항공 서비스가 최초로 시작된 이후 항공기 소음은 1950년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심각한 환경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독일은 1971년 항공기 소음법을 제정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1972년 항공기 소음표준을 처음 도입했다.

제트기와 헬리콥터 이후 세 번째 항공기로 부를 수 있는 UAM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건설, 안전, 보안, 사회적 수용성 문제(소음, 토지배상) 등을 극복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세 가지 선결 조건이 있다.

첫째는 친환경(Zero Emission), 둘째는 안전(Safety), 셋째는 소음(Noise)이다. UAM의 사회적 수용성에 대한 유럽항공안전청(EASA) 연구에 따르면 환경과 소음이 가장 큰 관심사다. Airbus(에어버스)의 연구에 따르면 안전, 소음 유형, 소리 크기가 최대 관심사다. 이 중 환경과 안전 측면은 미연방항공청(FAA) 등 인증을 통해 검증될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소음 부분은 제작사들의 일방적 주장만 있고 검증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게 문제다. UAM 기체 주문 및 예측 투자는 UAM 시대가 현실로 다가옴을 보여 주는 증거이나, 이런 변화가 사회적 수용을 얻는 데 가장 어려운 과제가 바로 소음인 것이다.

지금까지 항공기 소음은 공항 주변 지역에 국한되는 문제일 뿐이라고 인식돼 왔다. 하지만 UAM은 잠실 롯데타워(높이 555m)와 여의도 파크원(높이 318m) 높이와 비슷한 300~600m 낮은 고도에서 비행한다. 이 때문에 기존 항공기보다 소음이 적다 할지라도 주거 및 상업 지역에 근접할 수 있어 소음 피해가 우려된다. 더구나 수십 대의 기체가 같은 시간대에 운행하면 더 큰 소음이 유발될 수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독일인들은 운송 목적으로 도시 영공을 사용하는 것에 이미 반대하고 있다. 이처럼 UAM의 본격 도입에 앞서 소음 수인한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먼저 형성돼야 한다.

황호원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도 "UAM이 자동차만큼 운송 시스템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실행 가능한 데다 사회적으로도 수용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며 "소음 발생 수준이 대중의 인식에서 허용돼야 하고 이를 위해 적절한 소음 표준을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 국민 대상의 소음 시뮬레이션으로 만족도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UAM 소음에 대한 항공법 검토 및 대책

FAA도 '현재 UAM에 대해 일반적으로 적용 가능한 소음 인증 표준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소음 지침과 배상 등 관련 대책에 대한 항공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 오히려 우리나라가 UAM 소음에 대한 국제표준화를 선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25년을 UAM 상용 서비스의 원년으로 삼고 인천공항에서 도심 간 운행(Airport Shuttle Service) 개시를 예측하고 있기 때문에 조속한 대책 수립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UAM 관련 소음 지침을 영국과 같이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최저 부작용 수준(주간 51dB Laeq, 야간 45dB Laeq 미만)으로 해야 할지, 혹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유럽야간소음지침 권장사항처럼 야간 소음도가 40dBA를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할지, 또는 독일연방항공청(LBA)의 권장 사항처럼 도시 주변 공항에서의 운항제한시간을 밤 10시~ 오전 6시로 해야 할지 등 항공법적 법리해석 및 검토가 필요하다. 그리고 소음을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관리해 민원을 사전 예방하는 시스템이 개발돼야 할 것이다.